19-04 82년생 김지영
오랜만에 밖에서 마시는 커피는 맛이 좋았다. 바로 옆 벤치에는 서른 전후로 보이는 직장인들이 모여서 김지영 씨와 같은 카페의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얼마나 피곤하고 답답하고 힘든지 알면서도 왠지 부러워 한참 그들을 쳐다보았다. 그때 옆 벤치의 남자 하나가 김지영 씨를 흘끔 보더니 일행에게 뭔가 말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간간히 그들의 대화가 들려왔다.나도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커피나 마시면서 돌아다니고 싶다. 맘충 팔자가 상팔자야. 한국 여자랑은 결혼 안 하려고. 김지영 씨는 뜨거운 커피를 손등에 왈칵왈칵 쏟으며 급히 공원을 빠져나왔다. 중간에 아이가 깨서 우는데도 모르고 집까지 정신없이 유모차를 밀며 달렸다. 오후 내내 멍했다. 김지영 씨는 낮에 있었던 일들을 남편에게 얘기했다. "그 커피 150..
2. 취미생활/- 책
2019. 5. 27. 1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