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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 인생 우화

2. 취미생활/- 책

by 새치미밍 2019. 2. 1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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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자신들이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들이라고 믿는 '바보들의 마을, 헤움'에서 일어난 일들을 모은 것이다.



<하늘에서 내리는 나무>


"우리의 가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제부터 우리는 나무를 '비'라고 부르기로 합시다. 그리고 비는 '나무'라고 부릅시다. 자, 주위를 둘러보세요. 무엇이 보입니까? 풍부한 비가 보이지 않습니까?"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지혜로운 방법으로 가뭄의 위기를 극복한 것이다. 그들 모두 자신드의 현자를 더없이 자랑스러워했다. 그리고 이듬해 봄, 밤낮으로 쉬지 않고 비가 내려 지붕이 새고 강이 넘쳤을 때는 현자 하임의 문제 해결 방식에 따라 '비'를 '나무'라고 부르며 마음을 놓았다.



<해시계를 해에게 보여 주지 않는 이유>


'해시계는 신의 원리에 맞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도구이다. 그것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는 넓은 지붕만 만들 것이 아니라 해시계 둘레에도 높은 담을 세울 것이다. 그리고 해시계가 설치된 구역 전체에 울타리를 치고, 해시계로 향하는 문은 영구적으로 잠궈 놓을 것이다. 그 문은 새해의 시작을 확인하기 위해서만 일 년에 단 한 차례 열릴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은 오직 헤움의 성직자만 이행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은 누구라도 해시계를 직접 보거나 가까이 다가가는 일을 엄격히 금한다.'



<정의를 구합니다>


그들이 마침내 헤움에 돌아왔을 때, 그 역사적인 개봉 순간을 함께하기 위해 주민 전체가 광장에 모였다. 그러나 랍비와 의회 대표 베렉이 나무통을 여는 순간 모두가 경악했다. 정의가 있어야 할 통에 썩은 생선이 철철 넘치게 담겨 있었다.

베렉은 즉시 선언했다. 긴 여행 때문에 정의가 부패한 것이라고. 그리고 여인숙 주인 레이조르는 오늘날 우리가 구할 수 있는 정의는 오직 부패한 정의 한 종류뿐이라고 결론 내렸다. 모두가 그 말에 격하게 동의했다.



<전염병 미해결 사건>


누구도 말에게 회당의 자리를 제공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으므로 현자들이 다시 회의를 열어, 말을 설교단 바로 옆에 매어 두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은 큰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관점을 주장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어떤 일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따. 의회의 현자들은 자신들의 결정을 고수했으며, 랍비는 침묵을 지켰고, 회당지기는 누구와 말하느냐에 따라 하루에 적어도 두 번은 입장을 바꿨다.


그러던 어느 일요일 아침, 민간요법사 테클라가 광장에 서서 가녀린 목소리로 외쳤다.

"헤움 주민들이여, 전염병이 끝난 걸 모르겠는가? 역병은 올 때처럼 소리 없이 물러갔다. 그런데 당신들은 지금 무엇을 위해 논쟁하고 있는가?"



<대신 걱정해 주는 사람>


"모든 사람의 고민과 걱정을 대신 해 주는 대가로 각각의 가정마다 한 달에 1그로시를 주겠네."


그러자 모스코가 말했다.

"잘 안 될 겁니다. 걱저어하는 대가로 나한테 그만큼 월급을 준다면, 내가 걱정할 일이 뭐가 있겠어요?"


현자들은 모스코의 말이 옳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말을 바꿨다.


"반드시 보수를 지불하기로 약속하겠네. 하지만 자네도 알듯이 지금은 마을 전체가 형편이 어려우니 외상으로 하겠네."


그렇게 해서 모든 가정은 걱정에서 해방되었지만, 모스코는 걱정이 태산 같았다. 사람들이 정말로 지불 약속을 지킬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각의 가정들도 한 달이 다가오자 다시 걱정에 휩싸였다. 걱정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걱정 전문가에게 지불할 돈을 매달 어떻게든 마련해야 했기 때문이다.



<시인의 마을>


그들 모두 헤움에 대한 자부심이 컸기 때문에 시인을 한 명 갖는 것을 자신들의 의무라 여겼다.


심사 위원들은 밤늦도록 시 원고를 읽었다. 마지막 시를 읽고 났을 때 그 어떤 시도 시인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음을 깨달았다.


"우리 모두가 시인이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어떤 시인 협회도, 어떤 시의 밤도 필요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시를 쓰지 않아도 우리는 시처럼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는 시인이며, 우리는 그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겨야만 합니다."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자신들이 시인들의 마으렝 살고 있으며 자신들도 시인이라는 사실에 깊은 감동과 자랑스러움을 느꼈다. 그러고 나서 각자의 삶으로 돌아갔다. 전보다 더 시적인 삶으로.



<단추 한 개>


여분의 돈이 생기자 페이사흐는 가족을 데리고 자모시치에 가기로 했다. 작년에 페이사흐의 셔츠에서 떨어져 나간 단추 한 개를 사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들이 찾는 단추를 발견한 옷가게 점원이 셔츠 단추를 전부 새것으로 바꾸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단추 하나만 새것으로 빛나면 이상하게 보인다는 것이었다.


헤움으로 돌아오는 내내 그들은 침묵 속에서 걸었다.

모두가 자신들이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해 아쉬워하고 후회했다. 페이사흐는 인생에 실패했다고 느꼈다. 파이가는 삶에 속았다고 느꼈다. 그리고 아이들은 잘사는 친구들에 비해 자신들이 모잘것없는 존재라고 느꼈다.


모든 것이 단추 한 개 때문이었다.

집으로 돌아와 한자리에 앉고 나서야 그들은 자신들이 그 단추 없이도 잘 살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것을 밖에 버리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그렇게 했다.



<고독한 천사에 관한 우화>


민들라는 바루흐가 건네는 돈과 선무을 받을 때마다 고개를 끄덕일 뿐 감사하다는 말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 대신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모든 것은 당신 자신을 위한 것이에요."


바루흐는 몸시 혼란스러웠다.

"적어도 감사하다는 말은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랍비가 말했다.

"마침내 포기하기 직전에 천사는 어느 초라한 집의 작은 부엌 한구석에서 들리는 나즈막한 울음소리를 들었습니다. 누구에게서도 다정한 말을 듣지 못했던 가난한 여인이 누군가가 베푼 친절한 행위에 감동받아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천사는 그 눈물 한 방울을 가져다 신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신이 찾고 있던 것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신은 그 기쁨의 눈물을 선사한 영혼들을 기록해 두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위기 대처법>


이제부터는 '위기'라는 단어의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그 대신 '축복받은 환경'으로 부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하루가 가고 이틀이 지나자 사람들은 자신들이 축복을 너무 많이 받은 나머지 극복해야 할 몇 가지 문제가 있음을 깨달았다. 위기였지만 아무도 위기라고 말할 수 없었다. 그것은 금지된 단어이기 때문이었다.



<자신 있게 바보로 살아가기>


"그렇습니다. 사람들은 그런 식으로 우리에 대해 말하고, 그런 식으로 우리를 보고, 그런 식으로 우리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무슨 자격으로 우리를 판단하죠? 그들은 그렇게 할 만큼 지혜롭게 살고 있나요?"


헤움 사람들의 지혜와 수 세대에 걸쳐 지켜 온 삶의 방식을 세상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며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분명했다. 그날 이후 헤움 사람들은, 바보들은 자신들이 아니라 바깥세상에 사는 사람들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리고 그들을 설득하려 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 책은 작가의 친구가 150년 전 폴란드에서 발간된 신문과 잡지들까지 훑어 나가며 보내 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썼다고 한다.


천사의 실수로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들이 한 마을에 떨어지게 되었고 문제가 생길 때마다 서로의 비슷한 지혜로 해답을 찾아나갔다. 그리고 자신들이 사는 곳을 '현자들의 마을'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는데, 그 마을이 바로 헤움이다.


헤움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데 각 이야기를 통해 인간 삶의 허구를 풍자하고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교훈을 준다.


어렸을 때 읽었던 이솝우화는 거짓말하지 않기, 양보하기 등과 같이 기본적인 도덕에 관한 가르침을 준다면, 인생우화는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비도덕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스스로 숨은 의미를 생각하게끔 만든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헤움 사람들을 바보라고 하지만 그들은 오히려 세상 사람들이 바보라고 생각한다.


내가 고수하는 기준과 방식이 다른 사람에겐 고집으로 보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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